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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Feb 2015

멋진 의자 ‘득템’하면 행복 좋은 디자인엔 설렘이 있어

멋진 의자 ‘득템’하면 행복 좋은 디자인엔 설렘이 있어

‘빅뱅’의 탑은 어떻게 현대 미술과 디자인에 빠졌나

지난달 20일 밤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 2회 프루덴셜 아이 어워즈(Prudential Eye Awards 2015). 젊고 재능 있는 아시아 현대 미술 작가들을 시상하는 이 자리에 한 이름이 호명되자 객석이 술렁였다. 특별상인 비주얼 컬쳐상(Award for Visual Culture)을 수상한 ‘빅뱅’의 탑(최승현28)이었다. 그는 성큼성큼 무대로 올라가 행사를 주최한 PMG 그룹 데이비드 시클리티라 회장으로부터 트로피를 받고 “땡큐”라는 간결한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시클리티라 회장은 “K팝을 대표하는 한국 최고 그룹의 멤버가 음악 아닌 다른 장르, 특히 현대 미술과 디자인에 엄청난 관심과 열정을 갖고 있다는 것은 아시아 젊은이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최승현은 프루덴셜 아이 어워즈 후보작 전시가 끝나는 4월부터 싱가포르 아트사이언스뮤지엄 3층 공간 일부를 공동 큐레이터로서 아시아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로 꾸밀 예정이다. 또 국내에서는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리는 ‘양혜규 전’ 특별 코너에 의자 컬렉터로서 자신의 소장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스위스의 유명 디자인 미술관인 비트라(Vitra)는 그가 스케치한 콜라보레이션 의자를 지금 제작 중이다.

그는 어떻게 현대 미술과 디자인에 빠지게 된 것일까. 각종 뮤지엄과 갤러리 탐방, 작가 미팅이라는 빡빡한 싱가포르 일정 속에서 중앙SUNDAY S매거진은 ‘빅뱅’의 탑이 아닌 미술 애호가 최승현을 만났다.

‘빅뱅’의 탑이 현대미술 시상식에서 상을 받는다는 얘기는 아무래도 낯선 조합이었다. 그래서 미리 검색을 했더니 웬걸, 대한민국 추상회화의 선구자인 수화 김환기(1913~1974) 화백의 조카가 최승현의 외할아버지인 소설가 서근배(1928~2007) 선생이었다. 아무래도 집안 얘기가 궁금했다.

“엄마, 누나, 이모, 사촌누나 등 집안의 모든 여성이 미술을 전공했어요. 큰이모의 시아버님이 이인성(1912~1950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천재 화가) 화백이시고요. 저도 어릴 적부터 미술을 해야하는 분위기였죠. 하지만 저는 음악을 더 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림은 그리기 싫다고 반항했죠. 제가 연예계로 나온 것이 집안에서는 ‘돌연변이’로 여겨졌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보는 것은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대신 옷이나 패션에 관심이 많았어요. 13살 때부터는 운동화를 모으기 시작했고요.”

어릴 적부터 수집벽이 있었군요.
“컬렉션 자체가 좋았어요. 베어브릭 같은 플라스틱 피겨도 열심히 모았고요. 형태는 똑같은데 색깔이 다른 것들을 모아놓고 보면 그 흐트러짐 없는 완벽함에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

현대미술과 디자인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열 아홉살에 ‘빅뱅’으로 데뷔했는데 스물두 살 때부터 디자인 가구를 모으기 시작했어요. 특히 의자를 좋아해요. 그러면서 건축 공부도 하게 됐고요. 의자라는 게 작은 건축이잖아요. 작품 컬렉션도 한두 점 씩 하기 시작했습니다.”

미술공부는 어떤 식으로 하나요.
“틈날 때마다 인터넷 서핑을 합니다. 옥션에 나온 작품 가격 흐름도 분석하고 어떤 작품이 유행하고 있는지도 살펴보고. 미술 시장의 수요와 공급 논리는 무엇인지, 어떤 작품이 오른다면 그 이유는 뭔지 등등을 공부하고 있어요.”

해외 투어 때도 짬을 이용하나요.
“네. 시간이 빌 때면 거의 미술관을 찾아가요. 이번 일본 투어 때는 모리 미술관을 다녀왔어요.”

미술을 공부하는 이유라면.
“저는 제가 작품이 돼야 하는 사람이니까요. 사람들이 열광하는 트렌드의 흐름을 잘 알아야해요. 제가 하는 음악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표현하는 작업이거든요.”

젊은 가수가 현대 미술에 관심을 갖는다는 게 특이한데요.
“사실 좀 더 나이가 들 때까지 조용히 공부를 더 하고 싶었어요. 미술을 좋아한다는 걸로 비쳐졌을 때 시선이 두렵기도 하고. 유난 떤다 등등. 이정재 선배님도 비슷한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나이 차는 좀 나지만 미술이나 가구에 대한 관심이 같아 하루 한 번은 통화를 하는 사이인데, 옛날에는 자기가 미술 좋아한다는 말을 어디 가서 못했대요. 고상한 척한다는 눈치가 보여서.”

그런데 이번에 상을 받게 됐죠.
“처음엔 공개하지 않고 조용히 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됐네요. 미술이나 디자인이 어려운 게 아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응했어요. 게다가 4월부터 아시아 작가 그룹쇼가 시작되는데 세레넬라 시클리티라 PMG 이사장, 독립 큐레이터 이영주씨와 함께 저도 공동 큐레이터가 됐어요. 아시아 작가들도 만나볼 겸 전시 공간도 살펴볼 겸 해서 이번 시상식에 참여하게 됐어요. 이왕 이렇게 됐으니 저는 저를 잘 이용하고 싶어요.”

이제 본격적인 미술 행보인가요.
“무슨 비즈니스 전략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첫 작품은 비트라 뮤지엄과 하는 의자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 아닐까 싶어요. 제가 의자를 좋아한다는 얘기를 듣고 뮤지엄측에서 2~3년 전쯤 플라스틱 의자에 색칠을 해달라는 제의가 왔어요. 저는 남의 디자인에 옷만 입히고 싶지가 않아서 제가 구상한 것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고 그래서 비트라 아트컬렉션에서 제 스케치를 갖고 제작중이에요.”

스케치를 보여줄 수 있나요.
“아직은 공개할 수 없어요. 원래 작년 말쯤 완성본이 나올 예정이었는데 3D 작업이 늦어져 샘플도 안 나왔어요. 철제 의자인데 뭐가 흘러내리는 느낌을 담아냈죠. 제가 87년 생이니까 87개만 한정판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의자는 얼마나 수집했나요.
“한 80점 정도? 대부분 부모님 집에 있어요. 수집 초기만 해도 멤버들은 디자인에 대해 잘 모르니까 절 보고 ‘주부 취향’이라고 놀렸죠. 지금은 의자나 가구를 살 때면 꼭 제게 와서 물어봐요. 양현석 대표님도 그래요. 하하.”

의자에서 ‘스탕달 신드롬’(멋진 예술 작품에 충격을 받는 현상)을 느낀 적이 있나요.
“안토니오 가우디나 살바도르 달리의 의자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초현실적 작가들이 만든 초현실적 가구의 힘이랄까. 어떻게 나무로 이렇게 섹시한 느낌을 낼 수 있을까. 매혹적인 여자를 보는 느낌이더라고요.”

멋진 가구를 ‘득템’했을 때 기분은.
“행복하죠. 일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멋진 디자인에는 좋은 에너지가 있어요. 그런 의자에 앉아 있으면 노래 가사도 더 잘 써지고 시나리오를 읽을 때도 머리에 쏙쏙 잘 들어오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가구 디자이너는.
“요즘엔 이탈리아 디자이너에 빠져 있어요. 이코 파리시도 좋아하고요. 요즘 옥션에서는 프랑스 작가들에 열광하지만 제 생각엔 곧 이탈리아 디자인이 주목받을 거라고 생각해요. 소위 ‘다리빨’이 좋거든요. 1950년대 디자인이 지금도 사랑받고 있어요. 좋은 디자인은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됩니다. 진짜인지 아닌지 판가름이 나요. 제 직업과 비슷하죠.”

의자 컬렉션 일부를 공개한다던데.
“3월에 양혜규 작가님 전시가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리는데 그중 특별 섹션으로 유명 인사들의 의자를 모아놓는 코너가 있대요. 재미있을 것 같아서 저도 한두 개 내놓기로 했어요.”

수집과 공부를 도와주는 분이 계신가요.
“AA뮤지엄의 김영한 대표님이 많이 예뻐해 주세요. 자신도 제 나이 때 수집을 시작하셨다면서. 제 꿈은 멋진 가구들을 더 모아 디자인 뮤지엄을 차리는 것이에요.”

왜 디자인 뮤지엄인가요.
“항상 느끼는 게 왜 우리나라 제품은 디자인적으로 떨어질까 하는 것이었어요. 생각해보니 좋은 걸 보고 자라질 못한 환경인 거죠.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젊은 세대들이 보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을 꼭 만들고 싶습니다.”

싱가포르아트뮤지엄(SAM)을 방문하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제 3회 APB(Asia Pacific Breweries) 시그니처 예술대상 후보작들을 모아놓은 곳이다. 등신대 판대기 위로 뭔가 먹고 있는 사람들의 영상이 교차 상영되는 베트남 작가 누구옌 트린 티의 ‘무제’(2013) 앞에서 “이거 되게 강력한데” 하며 한참 서 있던 최승현은 최우람 작가의 알루미늄 애벌레 같은 ‘쿠스토스 카붐’을 보고 “이 작가분 오늘 만나기로 한 거 맞죠”하며 관심을 표한 데 이어 태국 아린 렁장의 ‘골든 티어드롭’ 앞에서는 장난스런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결합한 뉴질랜드 리자 라이하나의 ‘인 퍼슈 오브 비너스’ 앞에서는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도 찍었다.

좋아하는 현대미술 작가는.
“(옆에 앉아있는 작가를 쳐다보며) 코헤이 나와요.”

이유는.
“항상 새로운 것을 연구하고 보여주려는 태도가 참 좋아요. 저보다 12살 위인데, 남들이 잘 안 쓰는 방식소재로 작품을 만들더라고요. 왜 그러느냐고 물으니 ‘비슷한 거라면 내가 할 이유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콘서트도 자주 보러오는 좋은 친구에요. 앞으로는 둘이서 콜라보레이션도 하고 싶어요.”

둘이 같이 한다면 어떤 작품이 나올까요.

“음, 아마 비디오 아트가 아닐까 싶어요. 솔로 앨범 커버에 들어갈 이미지를 만든다든지.

아, ‘둠 다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김환기 화백의 ‘사슴’ 작품이 아주 크게 나오던데.
“환기미술관에 부탁해 그림 파일을 받아 CG로 확대했죠. 컨템퍼러리 아트와 전시대적 작품이 함께 섞이면 재미있겠다 싶었거든요. 감독님과 논의하면서 공간 연출은 제가 직접 했어요. 둠이란 말은 멘붕이라는 의미의 흑인 속어고, 다다는 다다이즘에서 따온 말이에요. 매스미디어를 맹목적으로 좇는 현상을 풍자한 작품인데 죽어있는 미디어와 살아있는 사슴을 대비했죠.”

미술에 다시 관심을 가졌으니 집에서는 좋아들 하셨겠어요.
“건전한 취미를 갖게 됐다는 점에 안도하셨죠. 제 취향과 감각을 인정해주셔서 저도 좋아요.”

외할아버지는 어떠셨어요.
“제게 아주 각별한 분이셨죠. 편지를 많이 써주셨어요. 할아버지 일기장도 제가 갖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저는 제 또래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표현도 잘 쓰는 편이죠. 예를 들어 편지 마지막에 ‘이만 총총’이라고 자주 적어주셨는데, 드라마 ‘나인틴’(2009) OST중 ‘때매’라는 가사에 나오는 ‘총총’ 이라는 부분은 외할아버지 편지에서 따온 거에요.”

음악과 연기와 미술의 비중은 어떻게 되나요.
“제 직업이 보이지 않는 걸 상상하면서 해야하는 일이잖아요. 제가 어떻게 보일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요. 어떻게 해야 남들과 다르게 표현할 수 있나. 그래서 보이는 것에서 더 자극을 받는 것 같아요. 디자인을 좋아하는 게 제겐 일종의 돌파구입니다. 아름다운 걸 보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음악과 연기의 틈새를 미술이 채우는 것 같아요.”

미술이 새로운 자극이 됐네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고 기쁜 자극, 설레는 자극이에요. 연예인으로 지내다 보면 자극을 잘 못 받는 경우도 생겨요. 게을러지거나 해야할 이유가 없어지거나 설렘이 사라지는 순간이죠. 양 대표님이 이런 말씀을 한 적이 있어요. ‘넌 언제 설레니?’ ‘엔터테이너는 설렘이 없으면 안돼’ 그 말 듣고 생각해보니 저는 작품 보고 공부할 때가 가장 설레는 순간인 것 같아요.”

롤 모델이 있나요.
“동시대 사람이라 롤 모델은 아니지만 프로듀서 겸 가수 겸 미술 프로그램 진행하는 퍼렐 윌리엄스나 카니예 웨스트를 눈여겨보고 있어요. 패션 좋아하는 사람들이 결국 그렇게 가더라고요.”

이 질문을 안 할 수 없네요. 언제 컴백하나요.
“하하. 좋은 음악이 나오면 합니다. 빠르면 올 여름이 될 수도 있고요.”

인터뷰를 다 마치고 일어서는데 그가 마치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말했다. “보여주기 위한 게 아닙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하진 않겠습니다. 제가 자존심이 좀 세거든요.”